소원 감독 이준익 출연 설경구, 엄지원, 이레 개봉 2013 대한민국 평점 리뷰보기

소원 (2013)

출연 : 엄지원, 설경구

아동 성폭력 뉴스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성폭력 법에 대한 미흡한 대처와 또 사회의 불균형에 대해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였다. 얼마 전에 <스파이> 영화에서 이미 설경구를 한번 보고 온지라 <소원>에서 다시 설경구를 본다면 캐릭터에 잘 몰입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준익 감독의 작품답게, 그리고 배우 설경구 답게 영화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들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우선 소원이의 아빠와 엄마로 나오는 엄지원과 설경구의 조합이 생각 외로 굉장히 훌륭했다는 평가를 주고 싶다. 엄지원의 가슴 미어질 것 같은 연기도 좋았고 가끔씩 나오는 웃음 서린 유머들도 좋았다. 그리고 두번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재가 정말 눈물샘을 자극하고 마치 내가 소원이의 부모인 것 처럼 몰입도를 이끌어내 정말 가슴에서 슬픔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최근과 이전 관람을 통틀어 이번 영화를 볼 때 영화관에서 그렇게 펑펑 운 것은 손에 꼽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 영화와 함께 화두 되고 있는 <도가니>때에도 무거운 마음은 있었지만 이렇게 눈물을 펑펑 쏟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조용한 동네, 평범한 8살 소녀 소원이는 코코몽을 좋아하는 새침떼기 여학생이다. 소원이의 아빠는 공장에서 일하고 엄마는 소원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 조그만한 슈퍼를 하고 있다. 그날은 소원이가 머리가 잘 묶이지 않는다며 학교에 늦게 출발했다. 비가 하늘에서 무섭게 쏟아졌고 큰 도로변으로 가던 소원이에게 술에 취한 한 남성이 다가와 우산을 씌워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소원이는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할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된다. 한편 소원 아빠는 소원이가 많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왔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소원이 엄마도 같은 전화를 받게 된다. 큰 수술을 받게 되는 소원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원 아빠. 그리고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소원의 엄마. 이들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앞서 말했듯 실제 사건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 영화 속에서 법정에 선 범인은 술을 마셔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일관했고 결국 알코올 중독이 인정되어 짧은 형을 선고 받는다. 영화와 실제는 많이 닮아있다. 이제 예전처럼 ‘이 이야기는 모두 영화니까 가능한거지’ 라는 합리화는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현실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영화보다 더 잔인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영화 속에서 명품 조연으로 출연한 김상호가 법정에서 이런 대사를 외친다. ‘술을 먹고 음주 운전하면 죽일 놈이고, 술을 먹고 아이를 저지경으로 만들어놓으면 12년짜리냐’ 이 대사를 법정에선 판사에게 소리치며 할 때 영화의 그 어떤부분보다 속이 시원한 부분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가 100만 관객을 넘어서 이 시대의 사회를 보여주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아동 성폭력범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아울러 성폭력 범죄가 근절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싣고 싶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과 메시지가 잘 전달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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