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와 정태련의 감성호흡, 하악하악!
<하악하악>은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꿈꾸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이외수의 생존법을 전해주는 책이다. 이외수가 빚어낸 재기발랄한 언어와 정태련이 그린 토종 물고기 세밀화가 담겨 있다. 2007년에 출간된「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에 이은 두 번째 세밀화 에세이로, 이외수 작가 플레이톡 홈페이지에 매일 올라온 원고 중에서 네티즌의 뜨거운 댓글로 인정받은 수작들만을 엄선해 개작하였다.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어휘 '하악하악'은 팍팍한 인생을 거침없이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이외수의 메시지가 더해져 신나고 흥겨운 에세이 <하악하악>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스스로를 인터넷 폐인이자 '꽃노털(꽃미남처럼 사랑받을 만한 노인)'이라 말하는 이외수가 온라인에서 네티즌과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한 편 한 편 완성도를 더한 작품들이다.

이 책에는 독특한 5개의 제목 아래 260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위트과 아이러니가 돋보이는 짧은 우화들을 통해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깨달음의 순간들을 전해준다. 또한 정태련이 3년에 걸쳐 전국의 산하를 발로 뛰며 그려낸 우리 토종 민물고기 세밀화 65종은 '물고기 박사' 이완옥의 감수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이외수와 정태련이 알려주는, 메마른 영혼에 감성의 바람을 불어넣는 은밀한 기분전환법을 배울 수 있다.

이외수 李外秀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문학과 독자의 힘을 믿는 그에게서 탄생된 소설, 시, 우화, 에세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열광적인 ‘외수 마니아(oisoo mania)’들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는 현재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 칩거, 오늘도 원고지 고랑마다 감성의 씨앗을 파종하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고 있다.

 

제목부터 범상치가 않다. 요즘 세대들이 많이 쓰는 용어, 낯설지 않지만 한글을 유달리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로서는 저 단어들에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길 좋아하는 이외수 작가만의 소통법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내용만큼은 역시 좋다. 

1장 털썩.

늘 그렇듯 이외수 작가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짧은 문장 하나로 강한 여운을 남긴다.

긴 생각의 여행을 하게 만든단 말이다.

생각 해 본적 있는가?

흔히 길거리에서 노숙하며 구걸을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이 사람이 이 것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어릴 적 나는 '불쌍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 땐, 노숙하며 손을 벌리는 사람들을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에 가야 할 버스비를 그 사람들에게 주고서 나는 걸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좀 들고 나서 내가 자꾸 그들에게 돈을 주면 그 사람들은 자립심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나는 돈을 절대 주지 않는다.

난 생각이 거기에서 그쳤다.

하지만 이외수 작가는 달랐다. 그 돈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겠구나. 

내가 준 돈으로 음식을 사먹다가 탈이 날 수도 있겠구나.

어찌되었든 내가 준 돈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그걸 알게 된 나는 마음이 어지러워 질 것이다. 

'불쌍한 사람들'에게 선량한 마음으로 돈을 준 그 사람은 선행이 된 것일까 악행이 된 것일까. 알쏭달쏭하군.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 작가, 사물의 입장에서 여러 각도에서 생각을 하고 글을 적어 낸다.

이외수 작가에게서 좋은 것을 배워 간다. 나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사물의 입장에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겠다.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나는 좀 더 좋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이런 말들 많이 들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남자라면 세 번만 울어야 한다.'

언제부터 어떻게 누구로부터 흘러 들어왔는지 모르겠으나 나도 꽤 어릴 때부터 들어 온 이야기였다.

이외수 작가가 한 말이 맞다.

가슴이 메마르면 눈물도 메마른다.

일부러 눈물을 참을 필요가 없다. 감정을 담아서 흘리는 남자의 눈물은 예쁘다. 아름답다.

 


아, 이외수 작가님의 재치.

그래, 모기는 죽여도 괜찮아. 가뜩이나 빈혈도 있는데 피까지 빨아가고, 피 빨린 자리는 가렵고 부어오르고.

모기, 너! 그러면 못 써!

2장, 쩐다.

이 단어는 인터넷 게임에서 나온 용어로 어른들은 사실상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수도 있다.

쩐다: 피망 스페셜포스에서 나온 신조어로 한가지일에 능통하다는것을 뜻한다. 풀이하자면 쩐다=잘하다 쩌네요=잘하네요 쩔어요=잘해요 와같이 해석될수있다.

 

이 짧디 짧은 두 문장을 읽고 한 참을 생각에 빠졌다. 조금은 오랫동안.

인생의 정답. 무엇일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인생의 정답도 다르겠지.

하지만 정말 내가 내 나름대로 정한 그 '인생의 정답'이라는 것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못하니까. 괜히 씁쓸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한 가지일 것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만들었다.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과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을 구분지어 놨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26년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겪고 나니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구분짓게 된 것이다.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다. 그들에게는 나를 맡겨도 좋을 정도로.

하지만,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 울타리 밖을 벗어나기도 하고, 울타리 밖에 있던 사람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니, 사람관계는 아직 너무 어렵다. 소중했던 사람들을 잃을 때도 더러 있었지만 이제는 후회하지 않는다.

왜? 괜찮았던 사람을 잃어 속상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내 인연이 아니었으니 떠났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정말 인연이라면 그 사람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다시 돌아올테니까.  

그래도 너무 편견을 가지고, 색안경을 끼고 사람을 바라봐서 그 사람들을 잃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느 하나 버릴 문장들이 없다. 단어 하나 하나도 다 가지고 싶을 정도로.

3장, 대략 난감.

자신의 상황이 대체적으로 난감한 상황에 놓였거나 당황했을때 쓰는 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 최근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말 중에 '대략난감'이라는 표현이 있다

지친 남편들의 마음을 몰라주고 투정을 부리는 철 없는 아내들에게 보내는 이외수 작가의 메시지.

하지만, 난 좀 다르게 생각해요 작가님.

남편들이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 우리도 여자들도 알아요.

하지만 우리 여자들도 육아와 집안 일로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요즘은 맞벌이도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친 마음을 남편의 사랑을 확인함으로써 힐링 하려는 거란 말이에요.

남자들과 여자들이 다른 것 중 하나가 사랑 표현이라고 하잖아요.

남자들의 사랑한다는 무언의 고백, 우리 여자들은 그걸 원하는게 아니에요.

내가 느낄 수 있도록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수고했다는 따뜻한 포옹이 필요한 거라구요.

소셜네트워크를 잘 하는 작가님께서 민감한 것 중에 하나가 '악플'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몇 년전부터 극성인 악플러들의 악플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로 인한 자살도 많았기 때문이다.

유명인일 수록 악플에 노출 될 위험이 많다.

악플러들을 향한 작가님의 기발한 상상력. 따끔하게 혼내줘야 해 악플러들!

'부패'와 '발효'

부패: 단백질이나 지방 따위의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분해되는 과정

발효: 효모나 세균 따위의 미생물이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여 알코올류, 유기산류, 이산화탄소 따위를 생기게 하는 작용.

과정은 비슷하나 결과가 확연히 다르다.

앞으로 우리의 모습이 '부패'가 될지 '발효'가 될지 작가님의 말처럼 그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4장, 캐안습.

캐안습이란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의 상태 즉, 안타까움이나 측은함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이다.

의미를 잃고 멍들어 가는 우리 한글에 내 마음이 정말 아프다.

어머, 이것은 나를 향해 하는 말씀인가요 작가님?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시면 정말이지 늘 뒤늦게 올라오는 숙취로 늘 아침마다 혼자 고생해야 하는 신세에 항상 후회하곤 하는데,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이 굴욕을 피하기 위해 술을 끊던지 술을 이길 정도로 더 쎄지던지 해야겠는데... 

계곡에게 물음을 했다. 표현이 예쁘지 않은가.

동심을 가진 어린아이들이나 할 법한 행동을 우리 작가님께서 하셨다.

그랬더니 계곡이 대답을 했다. 표현력도, 상상력도 최고이십니다 작가님.

다들... 공감하시나요? 그렇지만 마지막 말은 좀 섬뜩하다. 좀 더 순화 된 표현 뭐 있을까..

이런 직설적인 것이 작가님만의 매력이니까, 나만의 표현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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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한글 갉아 먹고 있는 좀벌레들.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우리 나라 사람들보다 외국인이 한글을 더 잘 쓰는 경우도 봤었다.

나 역시 한글을 완벽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한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점점 왜곡되고 은어, 비속어, 망가진 반쪽자리 한글 아닌 한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5장, 즐!

20대들이 쓰는 ‘즐팅’의 ‘즐’은 ‘즐겁게’를 줄인 것인데 초등학생들의 ‘즐!’은 ‘꺼져. 너나 즐겁게 놀라’는 냉소적인 말이 됐다.

 

'버틴다'와 '초월하다'를 이음동의어라고 말하고 있는 이외수 작가.

이 대목에서도 생각에 생각, 또 생각을 해 보았다. 같은 뜻이 맞나?

그래서 단어를 찾아 보았다.

버티다: 어려운 일이나 외부의 압력을 참고 견디다.

초월하다: 어떠한 한계나 표준을 뛰어넘다.

단어를 찾고보니 뭐, 그래. 비슷한 것 같다. 참고 견디다 보면 그 한계를 뛰어넘겠지.

동음이의어 맞는걸로! 

또 한 번의 예쁜 표현.

이외수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달'에 대해 참 많이 언급 하는 것 같다.

달님을 좋아하는 건가.

어쨌거나 '달'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의 표현들은 한층 더 아름답고 예뻐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외수의 '하악하악'

참신하다. 그리고 독특하다. 여태까지 비속어와 은어, 이모티콘으로 가벼웠던 인터넷 소설들을 제외하고는, 이런 부류의 책에서 이런 단어들이 나온 적이 있었던가.

처음엔 흠칫 놀라기도 했었지만, 이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밉지가 않다.

그의 책 속에 담겨 있는 묵직한 내용들이 그 가벼운 단어들을 커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