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울리는 영화 ‘반창꼬’ (스포) ★

영화명 반창꼬

주연 고수 한효주

별점 ★★★★★

12월 19일 개봉한 한효주-고수 주연의 반창꼬를 보고왔다. 왠지 어울리는 두 배우의 포스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말 쟁쟁한 영화들 속에서 고민하지 않고 반창꼬를 예매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며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일찍 개봉한 지성-김아중의 ‘나의 PS 파트너’도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번이나 관람했다. 이 영화를 새콤달콤한 레모네이드 같다고 표현한다면, 반창꼬는 부드러운 카페라떼 같은 영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올 겨울에 자극적이지 않은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꼭 반창꼬를 선택하길 바란다.

털털하고 쿨~한 여주인공 미수 역 ‘한효주’

한효주는 극중 미수라는 의사 역할로 나온다. 영화 초반에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를 오진하고 돌려 보낸 실수로 환자가 사망하게 된다. 환자의 남편은 그녀의 멱살을 잡고 ‘내 아내를 살려내라고’ 울부 짖는다. 환자를 데리고 왔던 구급대원이 달려와 그녀를 도와줬지만 결국 징계처분이 내려졌다. 잘못하면 의사 생활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는 선배의 말에 미수는 당시 환자를 데리고 왔던 119 소방대원인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간다.

자신의 아내를 지키지 못한 상처를 가진 남주인공 강일 역 ‘고수’

고수는 아내와 사별한 119 소방대원 ‘강일’ 역을 맡았다. 강일은 아내와 사별 후 일만 하며 살았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늘 아내를 가슴속에 담고 사는 순정적인 남자다. 어느 날 강일은 신고를 받고 위급한 환자를 돕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한다. 병원에 환자를 내려주고 강일은 화장실에 다녀오다가 환자의 남편이 여 의사의 멱살을 잡고 ‘내 아내를 살려내라‘ 며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강일은 다가가 남자를 말리지만 남자는 강일을 밀쳐내며 강일에게 상처를 낸다.

얼마 후 여의사가 강일에게 찾아왔다. 진단서는 원하는 만큼 기간을 끊어줄 테니, 환자의 남편을 고소해 달라고 말했다.

미수는 강일에게 끈질기게 부탁했다. 하지만 강일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미수는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강일을 꼬셔서 해결하는 편이 더 수월할 것 같다고 판단한다. 이때부터 미수는 집요할 정도로 강일만 쫓아다닌다. 강일이 출동한 현장에 찾아가 함께 병아리를 주우며 강일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다 차이기도 하고, 다리 난간에 올라가 강일에게 관심을 끌기위해 온갖 위험한 행동을 하다 추락할 뻔 하기도 한다. 급기야 강일이 마음을 열지 않자, 강일이 근무하는 구조대에 의용대원으로 자진 신청 해 하루 종일 그에게 붙어 본격적인 구애 작전을 시작한다. 결국 10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가 없다는 옛 말처럼 강일의 굳게 닫힌 문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미수는 정말 당돌하고 대담한 여자로 나온다. 하지만 가슴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떠나 보내야 했던 아픔을 갖고 있다. 이런 면에서 아내를 떠나 보낸 강일과 두 사람은 공통된 어떤 상처로 엮여 인연을 시작한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조연들의 감초연기가 너무 귀여워 웃음이 날 때도 많고 서로 상처가 많은 두 남녀 주인공이 각자 자신의 상처는 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상처만 보듬어 주는 직업이라는 점도 극이 진행될수록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영화가 시작하고 한 절반이 채 지나기 전까지는 왜 영화 이름이 반창꼬인가 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누군가의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 준다는 의미로 반창꼬라는 제목을 선택했구나’ 싶었다. 영화가 끝나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지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정말 끝까지 마음을 설레게 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