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나들이, 엄마 휴가 1박2일, 레감군 사랑해

마따는 신생아 시기가 참 힘들었다. 잠도 정말 안자고 똥지림도 심하고, 당연히 잠 못자고 배아프니 엄청 보채는 건 기본! 그래서 완전 지쳐갈 때 희망이 필요할 거 같아서, 레감군에게 모유수유 끝나면 휴가를 달라고, 2박 3일로! ㅋㅋㅋ 사실 돌 지나서 단유했을 때부터 레감군은 어디 바람쐬고 오라고 했는데, 겨울이라 날도 춥고 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아무래도 못놀아서 병이 날 것 같아져서 지난 주말 속초에 다녀왔다. 친구랑!!!! 꼴랑 이틀 집 비우는 건데, 거의 이틀 동안 집안일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틀동안 세탁기 5번 돌리고, 마따 반찬 잔뜩 챙겨놓고 레감군 카레 해놓고, 밥도 잔뜩해서 마따꺼랑 레감군 꺼 착착 담아서 냉동실과 냉장고에 나눠서 넣어두고 마따 입어야할 옷도 코디해두고~ 정작 여행준비는 뭐 별로 한 게 없다. 버스 표 끊고 숙소 예약했으니 큰 건 다 하긴 했지만 어쩐지 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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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가서도 열심히 돌아다닌다기보다는 마따 없는 1박 2일을 첫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허전하면서도 시원하면서도 마따가 보고 싶은 뭐 그런 오묘한~~~ ㅋㅋㅋ 1년 넘게 끼고 있다가 없으니 나는 마따가 엄청 보고 싶었는데, 마따는 나 없이 레감군이랑 잘 먹고 잘 살았던 거 같다. 영상통화해도 쿨함. 너란 남자, 그런 남자인가. 하긴 주말에는 내가 있어도 뭐 아빠랑 있는 걸 더 좋아하는 마따니까. 레감군이 애보고 살림하느라 힘들긴 했던 듯. 대충 다 치워놓고 가긴 했지만 주말에 결혼식도 마따와 함께 참석해야했고 문센도 있었고 해서 바빴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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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쓸데 없는 얘기 가득하고 간 속초는 예뻤다. 날씨가 좋았던 탓에 바다가 너무 예뻐서 감격했고, 관광지도 대충 다 붙어있고 설렁설렁 다니기 좋았다. 이때도 역시 포스팅할 마음이 없이 가서 사진은 별로 없다. 다시 블로거로써 돌아오려면 사진을 더 열심히 찍는 습관을 도로 붙어야할 듯!

우리 1박 2일 일정은 속초시외버스터미널-장사항-속초등대전망대-영금정-속초중앙시장-숙소-속초해수욕장-속초고속버스터미널 이다. 아, 그리고 주말이라 차가 막혀서 서울에서 속초까지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걸려서 엉덩이 쥐나는 듯!!! 당연히 버스전용차선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춘천 고속도로 며 강원도 가는 길은 4차로라서 버스전용차선이 없어서 버스여도 별 이득이 없더군. 담에 강원권으로 버스타고 간다면 서울에서는 최대한 새벽출발, 현지에서는 오전 12시 이전 출발이나 늦은 저녁 출발로 움직여야겠더라.

장사항 가서는 <큰집>이라는 식당에서 물회와 지리를 먹었다. 물회를 활어회로 해준다는 곳인데 반찬도 깔끔하고 물회도 지리도 맛있었다. 둘이서 3인분 먹었다는 건 안비밀.

날씨가 좋와서 예쁜 바다가 더 예쁘게 보였던 장사항. 잠깐 바닷가 산책했는데 여행온 느낌이 물씬~ 반짝이는 바다와 푸른 하늘이 외국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다만 물은 차다. 잠깐 기분 내려고 신발 벗었더니 물이 엄청 차서 깜놀!!! 20대 처자들은 한참 바다물에 발 담그고 사진 찍던데, 30대 중반 아줌마는 뼈가 시림~. 몸조심 해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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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등대 전망대에 올랐다. 별로 높지 않은 전망대인데 오르니 풍경이 또 다르다. 이래서 전망대가 필요한 것인가! 친구과 같이 갔음에도 서로서로 사진을 안찍어줘서 내 사진도 친구 사진도 몇 장 없다. 간만에 셀카 한번 찍었는데 피부가 엉망! ㅜ.ㅜ 커버력 높은 비비크림으로 갈아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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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금정에서 바다구경하면서 바람 맞고 한참 앉아있었다. 주말이라 좁은 정자가 붐비긴 했지만 자리 잡고 있으니 누가 자리 내놓으라고는 안한다. 많이 걸었던 터라 땀식히기 좋았다. 풍경도 좋고,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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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중앙시장에서 한참 있었는데 사진은 없다. 뭐 시장은 시장이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각종 군것질거리와 먹거리가 많았다. 만석닭강정 중앙시장 분점도 있어서 저녁은 만석닭강정 사서 숙소에서 먹었는데 그냥 닭강정 맛이었다. 특별히 별 맛은 아니지만 식어도 맛있다는 게 포인트인 듯! 숙소는 속초해수욕장에 위치한 HJ하우스였는데 깨끗하긴 했는데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허리 아팠다. 대응은 친절했지만 침대 때문에 다시 이용은 안할 듯! 한량마냥 스벅에서 한참 노닥이고, 숙소에서 닭강정 먹으며 맥주 마시며 무도 보는 시간은 어색하면서도 좋았다. 마따 낳고는 그런 시간은 처음인 듯하다. 집에 티비가 없어서 더 그렇기도 하다만~

담날도 아침 늦게까지 티비보고 놀다가 체크아웃 시간되서 겨우 빠져나와 속초해수욕장 잠깐 산책했다. 모래놀이 하고 놀고 있는 마따만한 아이들 보니 마따 데리고 바다구경 한번 와야지 싶어졌다. 담엔 같이 오자, 아들! 결국 아들이 없어도 아들은 생각하는 애엄마의 묘한 심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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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봉포머구리집에 또 물회 먹으러 갔다. ㅋㅋㅋ 여기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12시가 되기도 전인데 대기번호 126번!!!! 깜짝 놀랐다. 벌써 이 많은 사람이 다녀간 것인가! 우리 앞에는 26팀 정도 대기 중! 바로 옆이 만석닭강정 본점이라 레감군 줄 닭강정 사러 갔다왔다. 만석닭강정은 원래는 식혀서 파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식은 게 없단다. 요 두 가게가 돈을 쓸어모으는 듯한 느낌! 싸장님 부러워요! 봉포머구리집은 물회가 양도 많고 맛도 괜찮았다. 왜 사람이 많은 줄을 알겠다. 서울에서는 이런 물회 먹기 힘드니 모여드는 게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물회를 많이 먹어본 건 아니지만, 제일 맛있었던 물회는 사천진에서 먹은 사천물회. ㅋㅋㅋ 사천진이 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커피마시고 놀다가 집에 왔다. 참고로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는 엔젤리너스가 있는데 맛없고, 돌아오는 차는 엄청 막혔다. 강남오는데 4시간 걸렸다. 나는 2시반차로 예매했는데 1시쯤 터미널 도착해서 빠른 차편 있으면 바꾸려했더니 없단다. 그래도 차 덜막히고 가려면 늦어도 1시나 12시 차는 타야할 듯! 짧은 나들이에 친구랑 하는 여행이 넘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속초는 예뻤고 바람쐬고 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가끔 이런 휴가 좋다. 레감군, 종종 보내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