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죽자..."백양 전통식당"

 

 

 

 

전라남도 장성을 시작으로 화순과 제주도를 잇는 8일간의 가을여행중 백양사 입구에 있는 식당촌에서 그나마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전날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하면서 넌즈시 젊고 아름다운 주인장에게 물어 보았다.

"내일 아침에 한정식을 1인분만 약식으로 파실 생각 없으시냐고..."

커다란 데셀알 카메라로 혼자 밥 쳐먹으면서 연신 음식 사진을 찍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젊은 여주인장은 해줄수는 있는데 솔직히 음식이 너무 많이 남는게 걱정이라서 그게 문제라고 한다.

 

맞는 야그지...정답이고...

강호동이나 씨름선수가 아니고는 도저히 평범한 인간이 먹을 만한 수준의 양이 아니기에 이동네에서 내오는 한정식을 보면 다들 뒤로 자빠지는 수준이니까...

그래도 토마스의 위대한 위장을 뭘로 보는가...

요즘 그야말로 한약 먹는 약빨로 인해 돌아 서면 배가 고픈 고삐리 시절로 돌아간듯한 식성 아니던가...ㅋ

"염려 마시고 최대한 잔반을 남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었다..

 

다음날 새벽 백양사를 한바꾸 한가롭게 돌아 보고 내려가는데 이른 아침임에도 불고하고 문을 열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것이다.

여주인장과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먼저 반기며 밖에 있다가 손짓을 한다.

 

몇년전에 수원역 앞에 이상한 골목에서 울긋불긋한 화장을 진하게 하고 선정적인 복장을 한 아가씨들이 손짓을 한 이후에 처음 받는 손짓이다..ㅋ

 

 

 

식당촌은 백양사 입구쪽 버스 종점에 있다.

그 어느 식당이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는 어렵고 다만 단골이면 좀 더 잘 대접을 받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

아니면 주인장 비유를 잘 맞춰 주든가...ㅋ

 

정읍의 내장사쪽의 식당들과 비교 할때 큰 차이를 못 느낀다.

 

 

 

대충 봐도 찌개와 계란찜을 포함 30가지 가량 나온다.

이걸 먹고 죽으라는겨 뭐여...ㅡㅡ;;

 

일단 허리띠 풀렀다...

그리고는 배 안부르는 순서대로 차근 차근 쳐먹어 들어간다...

 

 

 

양념 잘된 더덕구이...

중국산이겠지만 양념이 잘 되면 그런건 관계없다.

그리고 더덕은 얼마나 잘 기술적으로 두들기느냐에 따라 질감이 달라진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덕에 일단 먼저 젓가락질을 한다.

 

 

 

버섯 무침..

 

이런건 얼릉 얼릉 먹어 주는게 도움되는거다..ㅋ

 

 

 

생오이 무침..

역시 빨리 먹어 주어야 고마워 한다.

 

 

 

기다리면 욕하는 홍어..

칠레산도 아니고 정체불명의 출신지이겠지만 삭힘을 아주 기가 막히게 잘 했다.

 

주인장에게 여쭈니 정읍에서 보내 온단다.

아하..그럼 대충 어디서 만드는건지 알겠다...^^*

정읍에서 가장 크게 홍어 도매를 하는분이 계시는데 그분은 특이하게 수입산 홍어를 재래식 방식이 아닌 토굴에서 숙성을 시킨다.

근데 그게 상당히 홍어매니아들을 흥분시키는 맛이다.

좋은일도 많이 하셔서 홍어 매니아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요것도 기다리게 하면 정말 셥셥해 한다.

아쉬운건 숯불같은데다가 구워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호사스런 기대를 하는건데...

참 복에 겨운 소리 헌다...ㅋ

한마리만 주셔도 되는데 굳이 두마리를 주시네...

 

 

 

이게 장성의 인심이란 말인가...

아니면 항상 계량을 잘 못 해서 그렇단 말인가..

참 실하게 잘도 만들어 주신다...ㅋ

그래도 혼자 먹는데 이건 좀 과도하다는 생각....ㅋ

 

 

 

 

 

된장찌개가 조금 특징이 있었는데 전혀 짜지 않고 스멀스멀한게 부드러운 맛이어서 기억이 난다.

찌개가 짜면 물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고 식수 섭취가 곤란해지면 안되니까 가급적 짜지 않게 먹으려고 하는데 된장찌개 같은건 상당히 까다로운 음식이다.

 

 

 

양념계장은 죄송하지만 패스...

 

 

 

아무리 산채백반이지만 그래도 고기가 안나오드라도 물고기나 해물 쪽은 주시는구나..ㅎ

쭈꾸미 데친거...

 

 

 

역시 버섯..굿...

 

 

 

완소 참나물...

한방에 꼴까닥....쩝쩝...ㅋ

 

켁켁 거리면서 먹다보니 제육볶음이나 이런건 사진도 못 찍었네...ㅡㅡ;;

그럼에도 밥 한그릇을 뚝딱...ㅋ

최소한 두명은 앉아서 먹어야 겠다.

그것도 강호동이 정도 되는 식성 가진 사람들로...ㅋ

 

그나저나 아침식사를 이렇게 먹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토마스는 역시 소 한마리 잡는 식성이다.

 

얼마냐고?

일인당 단돈 1만냥...

관광지에서 이정도면 정말 훌륭한거다.

그래서도 전라도가 맛의 고장이란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30분 거리에 있는 담양시내 떡가리비 집으로 가느니 나 같으면 차라리 여기서 먹겠다...

싸고 맛있고 푸짐하고 친절하니까 4박자를 다 갖췄네 뭐..ㅎ

 

 

 

직접 내린 원두 커피 까지 한잔 얻어 마시는 호사를 부리고 단돈 1만냥을 내려니 정말 손이 부끄럽다.

그래서 다른걸 뭘 해드릴껀 없고...

며칠 뒤에 쌍계사 사진을 위해서 찾아가는 일행들에게 들러 보라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다녀오곤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이 대단했다...ㅋ

 

호텔로 천천히 걸어 가면서 백양사 쪽을 바라보니 구름 한점 없다..

큰일이다..

이러면 엄청 더울텐데...

아니나 다를까...

화순 운주사에서는 땀을 바가지로 한바가지는 받을 정도로 흘리게 된다.

 

백양전통식당에서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이건 공무원과 관청들과 협의가 이루어져야할 부분이기도 한데...

그릇 문제다.

지금은 플라스틱 그릇을 사용하는데 진도나 그런데를 가보면 거의가 자기 그릇이거나 사기 그릇을 사용한다.

무겁고 깨지기 쉽고 그래서 불편은 하겠지만 음식은 곧 국민건강과 직결 되는 부분이다.

 

혹시라도 이 내용을 보는 장성군청 공무원분이나 관계자가 계신다면 지역 사회의 홍보와 인식 제고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만큼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화순 운주사..

제주 황금어장...

협재 해수욕장과 금능...

제주도 한바꾸...등등...

언제 끝내냐....ㅋ

 

 

 

2009년 9월 9일..."길에서 길을 묻다"...토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