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님 글들을 읽어보면 이별을 수용하면 먼저 연락을 해도 괜찮다고 하시는데요... 제 주변에서는 남자 이별 후폭풍이 올수도 있으니 괜히 먼저 연락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남자 이별 후폭풍이 오면 그때 연락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한 한달 쯤이면 남자 이별 후폭풍이 올 수도 있으니까 기다려 보라는데... 먼저 연락을 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조금 기다렸다가 이별 후폭풍이 오면 그때 연락을 하는게 나을까요? - M양

남자 이별 후폭풍이라... 이런 말랑말랑한걸 믿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다니...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별 후폭풍이라 부르는 것이 아주 오지않는건 아니다. 다만 그것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남자 이별 후폭풍인지를 좀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M양이 남자친구의 이별 후폭풍을 기다린다는건 어떻게 이별을 하게 되었든 주도권을 남자친구 쪽에서 쥐었다는건데... 생각해보자. 

주도권을 쥔 입장에서 후회를 하거나 불안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연락을 먼저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이별을 후회하고, 반성했다기 보다는 자신이 맡긴 물건을 찾는것과 같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가벼운 마음일 확률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M양이 "아!? 이건 이별 후폭풍!?"이라며 덥썩! 물고 진지하게 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아... 너에게 희망 고문하고 싶지는 않아..."라며 뒷걸음질을 치거나 아무 좋은 결과여도 "더이상 너에게 잘해줄수 없어. 그래도 괜찮아?"라며 처음부터 불공평한 관계를 제시할 확률이 높다. 이별 후폭풍이 없는건 아니다. 다만, 남자 이별 후폭풍을 바라며 가만히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는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거다. 

상대와 연락하고 싶은걸 억지로 참아봐야 남자친구가 슬쩍 찌르기만 해도 그 감정들은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올것이고 남자친구는 그것에 기겁하고 도망가거나 그것을 이용하려할 뿐이니 말이다. 항상 말하지만 포인트를 내가 아닌 상대에게 두면 이런 상황이 생기는거다. 

기준이 상대에게 가있으니 나의 감정은 방치한채 상대의 기분만 살피려고 하다보니 이별의 아픔은 날러 커져가고 말은 하지 못하고 마음은 곪고 썩어 문들어져가는거다. 연락을 언제 하느냐. 남자 이별 후폭풍이 정말 오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장 중요한건 구멍난 M양의 마음이다. 

재회를 하든, 새로운 시작을 하든 그 시작은 M양 자기 자신의 구멍난 마음을 직시하고 그 마음을 치료해나가는 것이다. 조금 무서운 얘길 하자면 후회란 것은 내가 그것을 손에 쥘수 없다고 느낄때 생겨나는 감정이다. 그런데 언제든 상대방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상대가 후회를 느낄 수 있을까? 

사실 남자 이별 후폭풍을 기다리는 M양이야 말로 지금 여자 이별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거다. 남자친구를 후회하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M양 스스로 멘탈을 다스리자. 그러면 그 이후는 M양이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M양에게 이로운 쪽으로 순리대로 돌아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