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는 헤어진지 3달 정도 됐어요. 사귈때부터 사소한 일로 다퉜고 주로 남자친구가 저를 바꾸려고 했어요. 남자친구 말로는 저를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고, 그리고 제가 조금 맹한 구석이 있어서 자기 말대로 하는게 좋을거라고 했었고요. 저는 될 수 있으면 전남친의 말을 따르려고 했지만 전부 전남친 말대로 할 수는 없었어요. 

그러다 전남친이 아무래도 맞지 않는것 같다며 헤어지자고 했는데 처음에는 알았다고 했다가 너무 힘들어서 매달렸지만 남자친구는 단호했어요. 너도 나도 좀 다른사람을 만나봐야한다면서... 그러더니 당분간 연락을 하지 말자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한 2주쯤 연락이 없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술한잔 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다시 만나는건가 싶었는데 남자친구는 뭔가 예전처럼 해주면서도 다시 사귀자는 말은 없더라고요.. 혹시 이건 전남친 후폭풍인가요? 아니면 그냥 저를 쉽게 생각해서 찔러보는 걸까요? - B양

전남친 후폭풍이라... 헤어지자고 했다가 2주 후쯤 연락이 온걸 보면 뭐... 구성상으로는 전남친 후폭풍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전남친 후폭풍과는 거리가 멀다는걸 알 수 있다. 적어도 전남친 후폭풍이라는 말을 쓰려면 전남친의 연락에서 저자세가 나와야겠지만 B양의 남자친구의 경우에는 저자세는 커녕, 너무 당연하다는듯이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것은 후폭풍이라고 보기보다는 전남친 입장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고 편하게 쉬다가? 살짝 아쉬운 마음에 연락을 다시 시작했다고 보는게 맞다. 이걸 조금 나쁘게 표현하자면 B양이 말하는 찔러보기라고도 할 수 있다. 안타까운것은 B양이 모든 포커스를 상대에게만 맞추고 있다는거다. 

평소 연애를하며 상대방에게 제대로된 존중을 요구하지 않은채 무조건 상대에게 맞추며 연애를 하다보니 주도권을 떠나 전남친은 B양을 존중해줘야한다는 기본조차 잊은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B양이 재회를 원한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그래도 재회를 원한다면 먼저 이별의 수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B양의 자립이 먼저다. 

자립이라는것은 B양이 자신의 욕구를 직시하고 그것을 능동적으로 채워가는 과정으로 이 자립의 과정을 거쳐야 전남친의 앞에서도 당당하게 이야길 할 수 있게 된다. 이 자립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B양은 계속해서 남자친구에게 질질 끌려다니게 되고 "이런 애매한 관계는 싫어요!"라고 말하면서도 남자친구와 원치않는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지금은 재회를 생각하기 보다 B양의 욕구에 집중하며 자립에 포인트를 맞추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