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재회관련 글들을 보니 재회컨설팅이라는 서비스가 있더라고요. 평소 바닐라로맨스님의 글을 많이 읽긴했지만 재회컨설팅마다 재회에 대한 접근이 많이 다른것 같아요. 어떤데는 이벤트를 해준다는 곳도 있고, 어디는 심리학을 기반으로 지침을 준다고 하고... 라디오 뭐 이런것도 있고... 바닐라로맨스님께서도 재회상담을 하시는 입장에서 이야길 하기는 부담스럽겠지만 어느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J양

재회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어쩌다 이미 다른곳에서 재회컨설팅을 진행했던 분들을 만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접근 방법이 다를 수 있고, 내 방법이 무조건 맞다고 할 수 없으니 내담자에게도 "뭐 그럴수도 있겠네요..."라고 이야길 해주고 넘어가곤 한다. 

가만히 이야길 들어보면 재회컨설팅은 크게 세가지쯤으로 나눌 수 있을것같은데... 하나는 이벤트형... 이건 개인적으론 가장 비추다. 이벤트라는건 일종의 세레모니같은건데... 받아들일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채 딴란~! 하며 이벤트를 하는건 상황에 따라 불쾌함을 줄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분은 큰돈을 들여 의뢰를 했는데 상대가 이벤트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리를 박차고 돌아가는 바람에 돈도 돈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고 했다. 이벤트형이 성공적이려면 상대가 나에게 우호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전제가 깔린다면 굳이 큰돈을 들일필요 없이 대화로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벤트라는건 감정을 고양시켜주는 장치이지 기분을 좋게해주는 장치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심박수가 올라간 상태에서 이성을 보면 조금더 호감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 재미있는건 호감이 더 강해지기도 하지만 비호감이 더 강해지기도 한다는 사실... 결국 이벤트란 곱하기같은 것이다. 

상대가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인 느낌이 배가 되지만 부정적이라면 부정적인 느낌이 배가 된다는 사실... 라디오... 뭐 이부분도 이벤트와 비슷하다. 상대를 이를 갈고 있는데 거기에 사연을 하나 읽어준다고 큰 변화가 있을까? 물론 여기에 감동을 받고 재회를 앞당길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 이건 상대가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때이며 그렇다면 굳이 돈을 쓸필요가 없다. 

다만... 비용이 이벤트보다는 낮으니... 상대와 어떤 오해로 이별을 하게 되었고 상대의 마음만 풀어주면 되는 상황이라면야... 한번쯤 해볼만할 수도 있을것 같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을 기반으로 해준다는 곳인데... 일단은 심리학엔 재회심리학은 없다. 물론 재회에 도움될만한 여러가지 심리학들이 있긴하나... 

본인들이 대단하다고는 하는데... 글쎄... 물론 간혹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럴듯한데? 싶은 이야기들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이런식으로 멘트를 하면 상대방이 질투심이 생길거에요"라는 식이다. 포커스가 상대에게 가있다. 이것은 상대의 마음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재회컨설팅 내담자 입장에서는 솔깃한 이야기지만... 조금만 생각해봐도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는걸 알게된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는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타인을 조종하는 수단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바꾸는 것은 단언컨대 잘못된 발상일세"라고 말이다. 내가 행동을 바꾸면 대게 상대도 행동을 바꾸기 마련이지만 상대를 바꾸기 위해서 내 말과 행동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재회컨설팅 자체가 문제가 있다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 상담의 포커스가 상대의 행동을 바꾸는것 (남자친구가 다시 사귀자고 말하게 하는것)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방향성에 문제가 있으며 또 그것이 성공하는것또한 어렵다. 쉽게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이 연애를 시작할때 상대방이 밀당의 엄청난 고수라 그 술수에 넘어갔었나? 아니다. 당신은 상대의 매력을 보고 그 매력에 본인 스스로가 상대와 함께 하고 싶다고 느꼈을거다. 상대는 당신을 꼬신적이 없다. 물론 노력은 했겠지만 당신은 그 노력 그 스킬에 넘어간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 선택을 했다. 

그렇다면 재회도 그렇게 되어야 하는건 아닐까? "저녁에 이렇게 카톡을 보내면 헤어진 남자친구가 질투심을 느낄거예요"가 아니라 "이별을 일단 수용하고 무너진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회복하면서 생각해보는건 어때요?"가 맞지 않을까? 물론 판단은 본인 스스로가 하는거다. 

다만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다면 스스로에게 반드시 물어보자. "내가 쉽게 남에게 조종되는 사람일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상대도 그럴거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타인은 변화한 내 모습에 대게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상대를 조종하려고 말과 행동을 바꾸면 상대는 귀신같이 눈치를 채고 불쾌해한다는걸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