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의 작은 마을에서 지루한 야간순찰을 돌던 한 경찰이 시체를 발견한다. 희생자는 마을에 물의를 일으키는 공장을 짓고 있 던 부유한 백인 시카고 사업가. 이를 수사하기 위해 필라델피아에서 살인사 건 전문형사로 이름 높은 비질 팁스(시드니 포이티어 분)가 파견되어 오는 데, 문제는 그가 흑인이라는 것이었다. 비질 팁스와 팀을 이뤄 수사를 맡은 보안관(로드 스타이거 분)은 흑인을 "boy"라고 부름으로써 그들의 고유한 이름을 거부하고, 심지어 시장은 백인을 때리는 흑인은 총으로 쏴 죽여야 한다고 믿고 있을 만큼 완고한 마을에서 팁스는 당당하게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시켜 나간다. 함께 수사를 펼치며 팁스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 보안관은 점차적으로 마 음에 변화가 생긴다. 그는 팁스가 직면하는 학대와 마을 사람들의 어리석음 을 깨닫게 되고, 늘 "boy"라고만 불러던 흑인을 팁스라고 부리지 않을 지라 도 비질이라고는 불러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보안관의 그 작은 변화는 그가 세상을 달리 볼 것을 암시하고 있다.”

‘흑인 연기자’라는 존재가 희귀하다 못해서 존재함을 인식하지도 못하던 시절,

흑인 연기자인 시드니 포이티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문제제기였으며 논쟁의 대상이었다. 그가 연기한 많은 캐릭터들이 이제는 어떤 흑인이든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었지만 그가 연기한 당시에는 말 그대로 그는 개척자였고, 그 첫 시작들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후배들이 보다 쉽게 그가 올라섰던 자리에 올라섰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뛰어난 연기들 중에서 ‘밤의 열기 속으로’는 최고의 작품은 아닐지라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일 것이고, 그의 겉모습에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날렵함 그리고 지적인 모습을 ‘버질 팁스’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잘 담아내고 있고, 이 작품은 그의 멋진 캐릭터를 잘 살려내며 흑인이라는 존재와 함께 다양한 갈등요소를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백인들의 천국인 미시시피 스파르타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개입하게 되는 버질로 인해서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경찰서장과 경찰들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이 조금은 새로운 시선으로 흑인을 바라보게 되고, 버질의 탁월한 능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게 된다는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 속에 다양한 에피소드와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시대적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지에 보여주고 있는데, 목화밭을 경영하는 사람은 공장이 들어섬으로 인해서 그리고 (감히) 흑인이 자신의 뺨을 때려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음으로 인해서 시대의 변화를 알게 되고 있고, 고독하게 삶을 살아가던 경찰서장은 주변 사람 누구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정작 흑인인 버질에게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

이런 시대의 변화로 인해서 겪게 되는 충돌을 이 작품은 간간히 보여주며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역시나 이 작품이 만들어내는 긴장의 중심은 버질 팁스라는 흑인이라는 존재로 인해서 만들어지게 되는 긴장감일 것이다. 그의 강인함과 함께 뛰어난 능력은 무료한 업무만을 하고 있던 지방경찰들에게 있어서는 놀라움이자 감탄의 대상이고, 그의 사건 해결에 대한 집착과 집요함은 단순히 덮어버려서 처리하려고 했던 이들에게 큰 두통거리가 된다.

흑백갈등과 함께

낙태문제

남부에 공장이 들어섬으로써 발생되는 경제적 변화

이런 변화와 갈등요소로 인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긴장감일 것이며, 이 긴장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버질 팁스의 매력을 시드니 포이티어는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다.

흥미를 끄는 이야기 소재와 진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고,

마지막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많은 기대를 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시의 한계 속에서 해낼 수 있는 최상의 결말이었다고 생각된다.

아직까지도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미국 남부에 대한 시드니 포이티어의 모험으로 가득한 기행문과 같은 작품이고, 헐리우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범죄극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 : 1. 버질 팁스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매력 때문에 일련의 ‘버질 팁스 시리즈’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2. 영화 음악은 ‘퀸시 존스’가 참여하였고, 주제곡은 ‘레이 찰스’가 참여하였다. 이정도면 최상 중의 최상일 것이다.

         3. 흑백갈등에 관한 작품이고 흑인을 하나의 동료로서 혹은 비천한 인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 작품에 대한 아카데미의 대답은 ‘흑인’ 시드니 포이티어가 아닌 ‘백인’ 로드 스타이거에 대한 남우주연상 수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