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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판타지가 제대로... [마녀를 잡아라], [프리키 데스데이]
13  쭈니 2021.02.02 13:19:36
조회 119 댓글 0 신고

주말 동안 Seezn을 통해 두 편의 영화를 봤다. 그런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두 편의 영화가 모두 섬뜩하더라. 특히 로얄드 달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마녀를 잡아라]의 경우는 전체 관람가 등급의 영화가 맞나? 의심될 정도로 영화의 분위기가 서늘하더라. 그리고 이어진 [프리키 데스데이]도 코믹한 설정의 영화이면서 잔인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이 두 영화를 보고 나니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마녀를 잡아라] - 이 영화를 정말 어린아이들이 울지 않고 볼 수 있을까?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 앤 해서웨이, 옥타비아 스펜서

지난 토요일 저녁, 나의 영화 취향을 불신하는 아들에게 [마녀를 잡아라]를 보자고 했다. 그러자 아들은 역시나 아빠가 보자는 영화는 믿을 수가 없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겐 히든카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녀를 잡아라]의 감독이 로버트 저메키스라는 것. [빽 투 더 퓨쳐 3부작]과 최근 [콘택트]를 재미있게 본 아들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라는 말에 의심을 거둬들였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마녀를 잡아라]를 플레이했다.

[마녀를 잡아라]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동화 작가 로얄드 달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은 소년 여덟 살 소년 찰리(야지르 카딤 브루노)는 외할머니인 애거사(옥타비아 스펜서)와 생활하게 된다. 부모를 잃은 충격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찰리를 애거사를 정성껏 돌보고, 애거사가 선물한 애완 쥐 데이지 덕분에 찰리도 과거의 충격에서 회복한다. 하지만 그때 찰리 앞에 마녀가 나타난다. 어린아이를 끔찍이 싫어하는 마녀의 등장에 에거사는 찰리를 데리고 호화로운 해변 리조트로 피신을 한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마녀들의 집회 장소일 줄이야... 대장 마녀 릴리스(앤 해서웨이)를 비롯한 마녀들은 전 세계 어린이들을 생쥐로 만드는 마법의 약으로 음모를 꾸민다. 그러한 마녀의 음모에 맞서 찰리와 친구들은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내용만 보면 딱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이다. 무시무시한 마녀에 맞서는 찰리의 모험. 게다가 찰리와 친구들은 마녀에 의해 생쥐로 변했다. 그렇기에 영화의 대결 구도는 마녀와 생쥐가 되는데, 사실 이게 대결이 될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하면 어렵지도 않다.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마녀를 잡아라]는 만화적 상상력을 가득 담아 무시무시한 마녀를 무찌르는 생쥐로 모험담을 만들어 냈다.

문제는 영화의 내용은 충분히 아동적인데, 그것을 표현하는 영상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같이 영화를 보던 아들이 '이거 [판의 미로] 같은 영화인가 봐요?'라고 내게 물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맘 편한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를 기대하고 봤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를 봤던 그날을... 예상과는 달리 영화가 너무 무서워서 덜덜 떨며 봤다. 그런데 아들이 [마녀를 잡아라]를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에 비유한 것이다.

물론 [마녀를 잡아라]가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하지만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대장 마녀 릴리스의 모습은 충분히 기괴했다. 찢어진 입과 닭발을 연상시키는 마녀들의 손, 그리고 발가락을 잘라버린 형상을 하고 있는 마녀들의 발과 흉측한 대머리까지... 내가 [마녀를 잡아라]를 기대한 이유는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인데, 이 영화에서 앤 해서웨이는 그야말로 제대로 망가졌다. 과연 앤 해서웨이를 저렇게 철저하게 망가뜨린 영화가 있었던가. 일단 앤 해세웨이의 용기에 박수를...

만약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그러한 아들과 [마녀를 잡아라]를 함께 봤다면, 나를 닮아 겁이 많은 아들은 아마도 당장 무섭다며 도망가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아들은 극장에서 [아이스 에이지 2]를 보다가 빙하가 녹는 장면을 보며 무섭다고 집에 가자고 칭얼거렸던 전력이 있다. 하긴 그땐 너무 어렸기는 했다. 고작 네 살이었으니까.) [마녀를 잡아라]가 극장에 개봉하지 못하고 곧바로 OTT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타깃 관객층이 애매하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이 보기엔 내용이 아동틱하고, 그렇다고 어린이가 보기엔 영상이 그로테스크하니 말이다. 한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수제자로 이름을 떨쳤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이지만, [마녀를 잡아라]는 뭔가 어정쩡한 괴작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리키 데스데이] - 슬래셔 무비와 코미디의 제대로 된 만남

감독 : 크리스토퍼 랜던

주연 : 빈스 본, 캐서린 뉴튼

[해피 데스데이]를 재미있게 본 내 입장에서는 [해피 데스데이]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의 신작 [프리키 데스데이]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대작이었다. 워낙 겁이 많아 공포 영화는 못 보는 내가 [해피 데스데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판타지한 설정의 코미디가 공포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때는 [스크림 시리즈],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와 같은 슬래셔 무비를 좋아했기에 슬래셔 무비의 형식을 띠고 있는 [해피 데스데이] 역시 심장이 튼튼했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프리키 데스데이]는 그러한 [해피 데스데이]를 연상하게 만드는 코믹 슬래셔 무비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소심녀 밀리(캐서린 뉴튼). 그날도 늦은 밤 학교에서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잠이 든 어머니는 오지 않았고, 대신 젊은 학생들만 골라 죽이는 무시무시한 사이코 살인마인 일명 블리스필드의 도살자(빈스 본)와 마주치고 만다. 목숨을 건 추격전이 벌어지지고 결국 밀리는 살인마에게 붙잡혀 살해될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때마침 도착한 경찰관인 밀리의 언니 살린의 등장으로 밀리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다음날 아침에 깨어보니 밀리와 살인마의 몸이 뒤바뀐 것이다. 밀리의 몸으로 깨어난 살인마는 블리스필드 고등학교에서 대놓고 살인을 저지르고, 살인마의 몸에서 깨어난 밀리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살인마를 막으려 한다. 기회는 단 하루뿐. 그때까지 자신의 몸을 차지한 살인마를 처치하지 못하면 밀리는 영영 살인마의 몸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

일단 [프리키 데스데이]의 시작은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이다. 10대 네 명의 집에서 블리스필드의 도살자에 대한 잡담을 나눈다. 그러다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한 커플은 격렬한 섹스를 한다. 그때 살인마가 나타나 10대들을 한 명씩 잔인하게 살해한다. 목에 와인병을 꽃아 죽이고, 깨진 병을 머리게 박아 죽이는 등 살해 방법도 잔인하기만 하다. 그러한 잔인한 살해 장면은 [프리키 데스데이] 내내 이어진다. 살인마가 밀리의 몸에 들어간 이후에도 각종 잔인한 방법으로 학교 친구들과 선생을 살해한다.

만약 이렇게 전인한 살해 장면만 나온다면 나는 [프리키 데스데이]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헤피 데스데이]가 그러하듯이 [프리키 데스데이]도 잔인한 장면 뒤에 판타지한 설정한 코믹한 장면이 이어진다. 우선 바디 체인지를 순진한 여고생과 잔인한 살인마에게 적용시킨 것 자체가 기발하다. 살인마는 10대 여고생 밀리의 몸으로 깨어나지만 잔인한 살해 본능과는 달리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그와는 달리 밀리는 거대한 살인마의 몸으로 깨어나는데,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넘치는 힘으로 예기치 못한 활약을 벌인다.

밀리의 몸에서 깨어난 살인마와 살인마의 몸에서 깨어난 밀리의 대결은 그렇기에 흥미롭다. 잔인하지만 피지컬이 따라 주지 않는 살인마와 극강의 피지컬을 지니고 있지만 소심한 밀리의 대결.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한 빈스 본과 캐서린 뉴튼의 코믹 연기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특히 살인마의 몸이 된 밀리가 평소 짝사랑하던 훈남 남학생 부커와 키스를 하는 장면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봤다. [해피 데스데이]를 볼 때도 그랬지만 [프리키 데스데이] 또한 슬래셔 무비와 코미디를 완벽하게 섞어 나와 같은 겁쟁이 관객들조차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독특한 상상력이 가미되었으니 더욱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프리키 데스데이]를 보다 보면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 깜짝깜짝 놀라다가, 조금 있으면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아주 제대로 내 취향을 저격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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